일곱 步

덕룡산, 주작산

마루안 2014. 5. 11. 19:05

 

 

덕룡산과 주작산은 능선이 붙어 있어서 대부분 같이 등산을 한다. 강진 소석문 쪽에서 시작하면 덕룡산이 먼저 나오고 해남 오소재에서 출발하면 주작산을 먼저 오르게 된다. 오소재 쪽이 다소 험한 편이라 출발을 소석문에서 시작했다. 강진 시내에서 군내버스를 타고 소석문 입구 마을에서 내렸다. 버스 기사가 산을 잘 아는지 들어가는 입구를 자세히 설명해 주면서 내려준다. 평화로운 마을의 마늘밭으로 봄날이 가고 있었다.

 

주작산은 그리 높지 않은 산인데 등산로는 다소 험한 편이다. 이 줄을 타고 경사진 바위를 올라야 한다.

 

진달래 지고 난 다음 철쭉이 바위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긴 세월 스스로 자리를 잡고 살아온 철쭉들이다.

 

30분쯤 부지런히 오르면 덕룡산 능선이 시작되는 산마루에 닿는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멀리 봉황저수지가 내려다 보인다.

 

 

철쭉이 피기 시작한 능선이 계속된다. 닭벼슬처럼 생긴 바위길이 힘은 들어도 등산 재미를 느끼게 했다.

 

 

덕룡산 동봉이다. 버스 기사 말에 의하면 이 산의 이름 정리가 잘 안 된 모양 부르는 게 제각각이란다.

 

 

잠시 후 덕룡산 정상인 서봉에 도착했다.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아득하다. 이렇게 걷기가 행복한 적이 있었던가.

 

 

 

어릴 때 봤던 상여꽃처럼 화사하면서 슬픈 철쭉꽃을 뒤로 하고 바위 능선길이 계속된다.

 

 

덕룡산은 다소 험한 산이다. 그러나 곳곳에 이런 인공물 도움으로 산행에는 문제가 없다.

 

 

바위 틈 등산로를 이용해 내가 걸은 산길을 돌아봤다. 바위 타는 맛이 대단하다.

 

 

 

가는 곳마다 꽃들이 반긴다. 내가 저들의 공간에 허락 없이 침입했으니 최대한 조심스럽게 걷는다.

 

드디어 주작산 정상에 도착했다. 반겨주는 꽃들이 고맙다.

 

능선에 앉아 아스라히 보이는 강진의 농촌 풍경을 감상하면서 걷다 보니 5시간쯤 걸렸다. 보통 걸음이라면 4시간쯤이면 될 것이다.

 

이곳에서 하산길로 접어들어도 되고 주작산 능선을 계속 타도 된다. 나는 곧장 주작산 능선으로 들어섰다.

 

 

지금까지 쉬엄쉬엄 걸었으나 완주를 위해 부지런히 걷는다. 저 능선이 내가 걸을 주작산 능선이다. 멀리서도 아름답다.

 

 

한없이 계속되는 바위 능선길이다. 시루떡처럼 서 있는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등산길이 산타는 재미를 제대로 느끼게 한다.

 

생각 외로 주작산이 험하고 코스가 길다. 후반 부에 험한 코스가 많아 최대한 안전을 도모하며 걸었다.

 

 

8시간 30분 걸려 하산했다. 주작 덕룡산은 초보자에게 다소 힘든 코스다. 산은 작아도 난이도는 중 이상이다.

 

봄날은 떠날 채비를 하는데 밭을 가는 농부를 만났다. 요즘은 소 대신 기계로 밭을 간다. 버스정류장으로 걷고 있는데 트럭이 지나가기에 손을 들었다. 버스 탈 수 있는 데까지만 태워달랬는데 이왕 가는 길이라면서 해남 읍내 터미널까지 태워줘서 편안하게 올 수 있었다. 선한 인상에 구수한 사투리가 매력적인 중년 아저씨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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