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만나러 가는 길 - 김초혜

마루안 2022. 9. 13. 21:39

 

 

만나러 가는 길 - 김초혜

 

 

시인은 세상의 모든 울음을

우는 사람이다

억울하게 누명 쓴 이의

억울함도 울고

병들어 아픈 사람의

아픔도 울고

자식 잃은 에미의

울음도 울고

사별의 아픔을 겪는 이의

그리움도 운다

심지어 죄를 짓고

도망 다니는 죄인의

고통도 운다

시인은 우는 사람이다

울음의 기록이 시다

 

 

*시집/ 만나러 가는 길/ 서정시학

 

 

 

 

 

 

행복과 불행 - 김초혜

 

 

지난날의 행복은

오늘을

불행하게 하고

지난날의 불행은

오늘을 행복하게 한다

 

 

 

 

장수의 비극 - 김초혜

 

 

이제 내 손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

오고 있을 것이다

사랑할 힘도 미워할 힘도

모두 삭아서

텅빈 눈으로

하늘만 바라볼 것이다

 

 

 

 

행복 - 김초혜

 

 

아침 해

몸통을 비집고 들어와

내 마음을 간지르네

햇빛 그 귀함에

새삼 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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