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나는 나답게 나이들기로 했다 - 이현수

마루안 2022. 2. 19. 20:58

 

 

 

사다 놓고 읽어야지 하면서 미루다 뒤늦게 읽은 책이다. 시간에 쫓기고 책 읽는 동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는데도 책에 대한 욕심은 꺼질 줄 모른다. 이 책에 대한 갈망을 언제쯤 떼어 놓을 수 있을까.

 

어쨌든 이 책은 건강 에세이 읽듯이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가 남자인 줄 알았는데 읽어 가면서 여성임을 알 수 있다. 수십 년간 병원과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을 접해온 심리학 박사다. 50 이후의 마음 가짐과 건강한 삶을 누리고 죽음을 대비하는 심리까지 꼼꼼하게 썼다.

 

누군들 나이 먹는 걸 좋아할까마는 저자는 늙어서 좋은 것 딱 하나는 지혜라고 했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내 주변의 노인들은 나이 먹을수록 지혜와 포용심이 느는 것이 아니라 심술과 고집이 늘어난다.

 

50대 끝자락인 나부터 보자. 저자는 조금씩 불편해지는 만큼 조금씩 적응해가기 때문에 자신이 늙어가고 있음을 모를 때가 많다고 했다. 적절한 지적이다. 언제나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은 70 노인도 그렇다고 한다.

 

그렇다고 누가 늙은 사람을 가치있게 볼 것인가. 노인들 스스로가 그렇게 봐야 한다. 누구나 바라는 무병장수는 불가능하다. 일병장수가 맞다. 그런데도 주변에 욕심으로 가득 찬 노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죽을 때 회한에 젖어 봐야 소용 없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관용을 베풀고 나눔을 실천하고 소박한 삶을 지향해야 한다. 이것이 나답게 나이 드는 기본 자세다. 그래서 저자는 식물식과 소식을 강조한다. 가능한 채식 위주로 적게 먹으면 환경 오염도 줄일 수 있다.

 

저녁을 일찍 먹고 야식을 안 먹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건강식에 집착하고 병원에 의지하는 삶도 바람직하지 않다. 면역력에 좋다는 약을 아무리 입에 달고 살아도 생활 습관보다 더 중요할까.

 

늙은 몸이라도 신체는 스스로 해독 기능과 자정 능력을 갖고 있다. 그 기능은 밤에 작동하므로 저녁을 가능한 일찍 소식으로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밤 사이 해독 기능을 담당하는 면역군들이 사람 몸을 청소한다. 그토록 목을 메는 면역력의 핵심이다. 

 

내 건강을 의사 손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 관리해보는 것이야말로 명품 보험에 든 셈이란다. 등산을 하고 헬스클럽을 가는 등 거창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자주 움직이는 일상을 보내라 한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집안일 등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코앞의 마트를 갈 때도 자동차를 이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자리 욕심에 눈알이 바쁘다. 가능한 걷고 서 있는 것도 운동이 된다. 운동과 근육이 바로 보험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 실천이 힘들다.

 

가만히 있어도 나이는 저절로 먹는다. 노인이란 호칭이 어르신으로 바뀐들 노인 스스로가 나이값을 못하면 노인 폄훼는 사라지지 않는다. 나답게 나이 드는 것은 대접 받길 원하는 기대보다 자기 삶을 수용하는 것이 먼저다. 마음이 편하면 나이 듦도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