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생명 가격표 - 하워드 스티븐 프리드먼

마루안 2022. 1. 11. 21:51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을 헌법이 보장하고 있다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이 책을 읽으면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가격표가 정해져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알려준다. 저자는 보건 경제학자이자 통계학자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득달같이 견인차가 먼저 달려온다. 그 속도는 경찰자보다 빠르다. 같은 직업이어도 얼마나 밥줄이 절박한가는 속도에 달렸다. 경찰이야 차분히 자기 할 일 하면 되지만 견인차는 경쟁자가 오기 전에 선점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고로 죽은 생명에도 가격이 매겨져 있다는 것이다. 노숙자가 다쳤거나 죽었다면 병원은 환자 받기를 거부하거나 서로 떠넘긴다. 생명이 위급한 것은 같은데도 그 사람이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생사가 갈린다.

 

하물며 가격표가 매겨진 현실은 오죽할까. 자본주의 상징 국가답게 미국은 불평등의 극치를 달린다. 의료 혜택도 보험 가입여부에 따라 치료가 가능하고 당연 생명 가격표는 엄청 벌이진다.

 

평균 수명을 살다 죽는다면 비록 내 가격이 낮게 매겨졌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그러나 사고를 당했을 때나 갑자기 죽었을 때 매겨진 가격은 큰 역할을 한다. 예전에 9.11 테러로 빌딩이 무너져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이 책에서는 죽은 사람들이 어떤 신분이냐에 따라 보상액이 큰 차이가 났음을 통계로 보여준다. 그 예가 바로 애초에 가격이 매겨져 있었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 책에서도 다양한 생명 가격표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다해도 가격표가 너무 선명해서 섬뜩해진다. 미국 예가 대부분이지만 한국의 많은 제도가 미국을 닮아 있기에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