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되게 거절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이 안면으로 일을 들이밀 때는
일단 생각해 본 다음 메일로 답을 드리겠다거나,
상사가 당직을 바꾸자고 할 때를 대비한
적당한 핑곗거리 정도는 만들어 둬야지.
곁들어 말한다면, 할까 말까 망설여지는 일은
경험에 비춰보건데
시작하지 않는 게 좋아.
일도 그르치고 인간관계도 불편해질 뿐이지.
기억해 둬.
거절을 잘하면 인생이 두 배는 편해진다는 것을,
가끔 인생은
결코 착하지 않은 나와 끝까지 착하게 보이려고 하는 나와의
끝없는 싸움이 아닐까 하는 우울한 생각이 든다.
*최갑수의 책 <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에서 발췌
# 한 살 더 먹었네. 언젠가부터 이 말이 불편해졌다. 어릴 때는 어떻게 하면 빨리 한 살 더 먹고 어른이 될까 했다. 아마도 서른 살까지는 그랬을 것이다. 서른만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뭐든 되어 있을 줄 알았다.
오십대에 접어들고부터 늘어나는 숫자가 부담스러워졌다.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나이만 먹었다. 이런 경우를 나이 헛먹었다고 하는 거겠지. 나는 연륜이란 것을 믿지 않는다. 나이 먹으면 지혜와 포용심이 늘어난다는 것도 믿지 않는다.
순해질려고 했다가도 불쑥 튀어나오는 본성은 어쩔 수 없다. 그저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고마운 마음으로 사는 것, 이게 내가 나이를 먹어가며 망각하지 말아야 할 덕목이다. 내게는 매일이 기념일이고 새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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