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질문 빈곤 사회 - 강남순

마루안 2021. 12. 17. 22:08

 

 

 

묵직한 주제를 아주 명료하게 쓴 책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 저자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한다. 모르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책이기도 하지만 나와 생각이 같은 저자와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것이 더 큰 수확이다.

 

저자 강남순은 현재 미국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다. 2017년 경향신문 선정 올해의 저자로 선정되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한겨레와 경향신문 열독자여서 경향신문에 언급되는 저자를 신뢰한다. 맹목적은 아니다.

 

강남순은 페미니즘과 종교에 관한 책을 여럿 썼다. 좋은 책을 많이 썼음에도 그의 책은 처음 읽는다. 어느 한 꼭지도 버릴 게 없을 만큼 영양가 있는 책이댜. 일독해서 얻을 게 많은 가성비 갑이랄까.

 

*문제는 거짓과 증오에 중독성이 있다는 점이다. 진실과 사실을 거짓과 선동적 이미지로 대체하여 대중을 선동하는 지식인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거짓에 중독이 된다.

 

그 중독증은 추종자들에게도 전염병처럼 확산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거짓과 가짜 뉴스가 중심이 되는 삶을 반복할 때, 사람들은 자신이 몸담고 사는 현실 세계로부터 도피하여 허위의식 속에서 뿌리 없는 삶의 늪으로 빠지게 된다. *거짓과 증오 중독이라는 이름의 병

 

*진정한 낮꿈이란 그 꿈을 통해서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변현적 실천이 동반되는 꿈이다. 많은 이가 찾고자 하는 대안들은 바로 이러한 변혁적 낮꿈의 결과들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회정치적 차원에서 지금보다 나은 미래 세계를 위해 대안은 지금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다. 그 비판적 성찰이 기존의 현실에서 무엇이 결여되어 있고 변화되어야 할 문제들인가 보여주기 때문이다. *에른스트 블로흐 - 희망의 원리, 낮꿈 (daydream))

 

이 외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대목이 줄줄이 이어진다. 긴즈버그의 유산, 한국 사회에 주는 의미라는 장에서 한 사람의 신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하게 느낀다. 

 

무대포 대통령이었던 트럼프는 긴즈버그를 대법원의 수치라고 했다. 임기 내내 긴즈버그는 트럼프의 눈엣가시였다. 긴즈버그도 강남순도 그들의 진보적 삶에 나는 주목한다. 강남순의 눈은 늘 약자의 고통을 향한다.

 

코로나로 엉망이 된 이 시대를 제대로 넘기 위해서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강남순은 타자의 고통에 함께 하는 연민과 연대라고 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깨어 있기 위해 질문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