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전통시장에서 생선 장사를 해온 오복이라는 여성이 있다. 비린내 맡으며 장사를 했고 생활력 없는 남편과 두 딸을 위해 가정일까지 하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다. 평생 장사를 했던 시장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상인들끼리 모여 투쟁 중이다.
어느 날 상인들과 데모를 마치고 회식을 가졌는데 술에 취한 오복을 그 상인 단체 간부가 성폭력을 한다. 하혈로 바지가 젖을 정도다.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난망한 중에 사연 모르는 딸은 엄마가 다시 생리를 시작했다고 놀린다.
오복은 고민 끝에 큰딸에게 사실을 말한 후 고소를 하기로 결심한다. 이때부터 60대 아줌마의 투쟁이 시작된다. 성폭행 당사자는 증거 있느냐고 발뺌을 하고 시장 사람들 또한 젊은 남자가 60 넘은 여자를 성폭행 했겠느냐고 비아냥댄다.
용의자인 상인 간부는 성폭력 증거를 대라며 되레 큰소리다. 오랜 기간 언니 동생하며 가족처럼 지내왔던 시장 상인들 또한 하나 둘 오복을 멀리 하기 시작한다. 상인 간부에게 밉보이면 재개발로 누리게 될 혜택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에서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도 성폭력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지 말로만으로는 접수가 힘들다고 한다. "증거요? 내가 바로 그 피해자요? 내가 그놈에게 성폭력을 당한 사람이라구요."
주변에선 그만 이 선에서 포기하라고 충고를 하지만 오복은 멈출 수가 없다. 과연 오복은 이 난항을 극복하고 성폭력범을 고소할 수 있을 것인가. 영화는 시종 긴장감과 함께 힘없는 생선 장사의 투쟁이 잔잔한 울림을 준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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