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자연의 권리 - 데이비드 보이드

마루안 2020. 12. 12. 22:00

 

 

 

나는 먹고 사는 데만 매달려 일생을 소비했다. 일을 하지 않으면 가난이 밀려온다는 진리 때문이다. 큰 재산은 아니지만 오직 노동으로 번 돈을 은행에 저축하는 것이 전부였다. 누구는 주식도 사고 부동산에 투자도 한다지만 나에게는 먼 얘기였다.

언제가부터 지구 환경에 관심이 많아졌다. 기후 위기도 환경 재난도 공부를 해야함을 알았다.

나는 자동차 만드는 기술도 모르고 코로나 백신도 만들 줄 모른다.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러나 환경 보호에 대한 작은 실천은 하고 있다. 고난도 기술이나 대단한 지식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가능한 적게 갖고, 적게 쓰고, 적게 먹고, 적게 버리는 것, 그리고 분리 수거를 잘 하는 것, 화장실이든 동네 뒷산이든 구내 식당이든 내가 다녀간 흔적을 가능한 남기지 않는 것,

 

지구에는 인간만이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짐하며 산다. 이 엄동설한에 퇴근 후 목욕탕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나는 지금도 말랑말랑한 식빵을 뜯어 먹으며 커피를 마실 때가 가장 행복하다. 이 책 <자연의 권리>를 읽으며 그런 작은 행복이 더욱 소중함을 느낀다.

새들도 살 집을 위해 둥지를 만들고 곰이나 토끼도 굴을 파서 그 안에 방을 만들어 산다. 지구에서 오직 인간만이 편리함을 쫓아 자연에서 나오지 않는 물질을 만들어 환경을 오염시킨다.

어느 나라의 소박한 대통령이 했다는 말이 이 책에 나온다. "인간은 어머니 지구 없이 살 수 없지만, 지구는 인간 없이도 살 수 있다." 맞다. 그리고 이 말은 사람만이 희망임을 아는 사람이 말할 수 있는 명언이다.

세상에 나왔으니 좋은 문명 누리고 가는 것은 맞다. 그러나 자연의 권리도 존중해야 함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야 한다. 적게 갖는 소박한 삶, 조금 불편하게 사는 것이 답이다.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 어렵지 않다.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