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지구별을 사랑하는 방법 100 - 김나나

마루안 2020. 5. 26. 19:08

 

 

 

채식주의자나 환경운동가를 유별난 사람으로 취급한 시절이 있었다. 채식주의자도 그만한 사연이 있을 테고 시민운동은 자신을 낮추고 희생하는 마음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모든 일이 안 하는 것은 쉽고 하는 것이 어렵다.

채식주의자든 환경운동가든 실천하는 당사자가 더 힘들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책은 환경운동가 김나나가 썼다. 김나나가 연예인 예명처럼 들려서 운동가로는 신뢰감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워낙 가짜뉴스와 사이비 언론이 판치는 시대여서 더욱 그렇다.

책 내용은 새로울 것 없는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굳이 후기를 쓰는 건 저자의 실천하는 행동도 아름답지만 내용이 지구 살리는데 꼭 필요한 일들이기 때문이다. 지구는 자기를 살려달라고 한 적이 없다.

지구는 가만히 있는데 인간이 자신의 편리를 위해 맘대로 환경을 파괴하고 지구를 괴롭혔다. 자기 살을 스스로 파먹은 바보처럼 지구를 파헤친 탓에 궁극에는 환경 재앙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편리함을 누린 만큼 댓가를 치러야 한다. 남극의 얼음이 녹고 갈수록 종잡을 수 없는 기후 변화, 미세 먼지로 받는 고통까지 인간이 지구를 괴롭힌 댓가다. 환경 재앙은 앞으로 더했으면 더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지구 사랑법 100가지를 알려준다. 사랑법이 어찌 100가지뿐이겠는가마는 이 정도만 실천해도 한결 지구가 가뿐해질 것이다.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라든가 재활용품 제대로 분리하기 등 너무나 당연한 것을 꼼꼼하게 알려준다.

인상적인 내용 몇 개를 옮긴다. <어디서나 내 흔적 남기지 않기>, 쉬우면서도 어렵다. 그러나 공원을 가든 등산을 가든 낚시를 가든 쓰레기 안 버리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흔적 없이 안 다녀간 것처럼을 일상화해야 한다.

샤워나 손 씻을 때 거품 내는 동안 물만 틀어 놓치 않아도 많은 양의 물을 줄일 수 있다. 샤워 시간 또한 조금만 줄여도 절약된 물이 상당하다. 물세나 전기세 무서워서가 아니라 물 절약이 지구를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인상적인 것은 치약 정량이 쥐눈이콩알 만큼이라는 거다. 나도 비교적 절약이 몸에 벴다고 자부하는 사람인데 그동안 치약은 칫솔모 덮을 정도 짜서 썼다. 쥐눈이콩알 만큼은 아니어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실천한다. 눌러 쓰는 샴푸도 한 번만 눌러도 충분하단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지구 사랑법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실천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쪼잔하게 궁상맞게 등 절약을 폄하하는 것만큼 바보스런 일도 없다. 음식물을 조금만 덜 버려도 자동차 트렁크에서 몇 개의 물건만 비워도 지구가 한결 수월해진다.

지구를 위해서 이런 운동가들이 많아야 한다. 시민단체 참여연대에 권력감시국이라는 부서가 있다. 그곳은 국회의원의 본회의나 상임위 활동을 감시하는데 누가 몇 번 결석했는지까지 조사해서 기록을 남긴다. 그나마 이런 시민단체의 감시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눈치를 본다.

환경보호는 운동가들만의 몫이 아니다. 시민 개개인이 가정이나 일상에서 실천이 중요하다. 조금 덜 먹고 덜 쓰는 것, 조금 불편함을 견디는 것 등이 지구 사랑법이다. 사랑을 실천할 때 병든 지구가 더 이상 망가지지 않고 인간에게 사랑을 베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