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푸른 별에서의 하루 - 김종해

마루안 2020. 1. 30. 19:19



푸른 별에서의 하루 - 김종해



우주 바깥에서 바라보는 지구는

언제나 푸른 별이다

작고 아름답다

저 푸른 별 안에서

나는 지금 외롭게 살아가고 있다

길은 사막 같기도 하고 강물 같기도 하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는 알지 못한다

만리 바깥을 보지 말라던

앞선 사람들의 유훈을 깜박 잊어버렸다

푸른 별의 시공 속에 잠시 살았던

그 사람들이

가끔 꿈속에서 별로서 나타난다

푸른 별은 언제나 나의 일상 속에 있다

사람의 하루가 또 저물어가는구나



*시집, 늦저녁의 버스킹, 문학세계사








사람으로서 살았던 때가 있었다 - 김종해



멀리서 보면 고요하고 아름답구나

가까이서 보면 허방뿐

내가 살아왔던 행성

내가 떠나고 없는 세상

나는 한평생

사람으로서 무엇에 매달려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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