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줄 哀

생명의 가치는 얼마나 무거울까

마루안 2019. 12. 10. 22:45

 

 

 

 

 

 

지난 10월 31일 독도 해상에 추락해 7명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긴급 환자를 수송하기 위해 출동한 소방 헬기였다. 오늘 그 분들의 영결식이 열렸고 대통령이 참석해 추도사를 했다. 영결식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과연 생명의 가치는 얼마나 무거운가다. 이번 사고는 독도 인근 해상에서 홍게잡이를 하던 어부가 손가락이 절단 되었는데 그 환자를 수송하기위해 소방 헬기가 출동했다가 환자를 태우고 이륙 직후 바다로 추락했다.

 

소방 대원 5명, 환자와 보호자 등은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밤 11시쯤 순식간에 사고를 당한 것이다. 네티즌들은 겨우 손가락 하나 때문에 일곱 명이 귀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 사고로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환자까지 세상을 떠났으니 과연 운명이란 있는 것일까.

 

만약 사고 당한 사람이 손가락 하나를 포기했다면 어땠을까. 본인도 살고 함께 조업하다 보호자로 헬기에 탔던 동료까지 살 수 있었을까. 거기다 국가의 소중한 자산인 다섯 명의 소방 대원들 귀한 목숨은 어떻게 벌충할 것인가.

 

사고 한 달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시신도 찾지 못한 실종자도 있으니 안타까움이 더 하다. 그들이 살아 있으리라고 기대는 하지 않으나 시신 없는 장례식은 얼마나 허무한가. 이럴 때마다 생명의 가치가 태산 같음을 실감한다.

 

예전에 고양이를 구하려다 소방 대원이 추락해서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인명 구조가 아니어서 순직자로 인정을 받지 못했는데 나중 유족들이 소송을 해서 승소했다고 한다. 그때도 고양이 구하다 숨진 사람의 목숨의 가치가 참 안타까웠다.

 

예전에는 운명을 믿지 않았는데 언제가부터 인명은 재천이라는 말을 믿는다. 원해서 온 게 아니지만 살아 있을 때만이 세상의 중심은 나다. 살아 있음이 눈물겹게 고맙다. 하루 하루 소중한 날이다. 매일 매일 살고 싶고 틈만 나면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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