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에서부터 끌림이 있었다. 그림도 사람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이 작가의 그림이 그랬다. 구경하고 말 그림이 있는 반면 한 점쯤 사고 싶다는 욕심이 드는 그림이 있다. 고재군의 그림은 소장하고 싶은 그림이다.
그림 앞에서 오래 서 있었다. 어떤 심성을 가졌기에 이렇게 시적인 그림을 그리는가. 작가가 궁금했다. 1972년 生이다. 홍익대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개인전도 열 번 넘게 했고 단체전은 셀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다.
작가는 그림은 그리움이라고 말한다. 비포장 도로에 늘어선 미루나무 사이로 덜컹거리며 달리는 완행 버스, 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흐드러지게 핀 봄날, 꽃길 아래 버스는 또 어떤가.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묘한 매력이 있다. 지나간 것들은 전부 그리운 것인가. 꽃 구경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에서 꾸벅 꾸벅 졸던 할매가 한 마디 한다. 인생은 이래서 좋은 것이여. 시집 몇 권쯤 읽은 것처럼 배가 부른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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