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 갔다가 포스터의 강렬함에 이끌려 들어간 전시였다. 2년 전인가. 그의 개인전을 처음 봤었다. 대부분의 그림이 원색적인 데다 유독 말 그림을 많이 그리는 작가다. 그때도 그랬다. 22회 전시면 매년 전시회를 했다해도 20년이 넘는 대단한 작품 활동이다.
그림 시장에서 그만큼 잘 나간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긴 그의 그림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할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 강렬한 색상에다 거친 붓놀림이 더욱 생동감이 살아있다. 그의 그림을 처음 접했을 때 어릴 적 봤던 무당옷이 생각났다.
무당이 신이 내리면 모르는 누군가가 묻어 둔 무구(巫具)를 찾아 낸다고 한다. 찾은 무구로 인해 신을 받은 무당은 자신의 무구를 어딘가에 묻는다. 나중에 신내림을 받게 될 무당 또한 그 무구를 찾아내야만 무당이 될 수 있다.
김석영 작가의 그림에 꽂힌 내가 딱 그런 무당이 된 기분이다. 무당이 어딘가에 묻힌 무구를 찾듯 인사동 골목에 숨겨진 그림을 찾아 발걸음이 나를 이끌었다. 오늘 내 안에 그림 내림 제대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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