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步

제주 올레길 1코스

마루안 2019. 3. 29. 22:05

 

 

예전에 제주 올레길을 몇 번 걸었다. 일정이 편하고 좋은 곳만 골라 곶감 빼 먹듯이 그냥 군데군데 선택해서 걸었다. 올 초에 전국 올레길을 하나씩 걷기로 했다. 걷더라도 더 나이 먹기 전에 조금 체계적으로 걸어보리라 결심하고 첫 일정으로 제주를 잡았다. 훗날 추억이 바닥날 때쯤 일기장처럼 혼자 보기 위한 기록이다. 허름한 흔적일지라도 블로그에서 PC 큰 화면으로 사진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올레길을 걷다 보니 예전에 함께 걸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나기도 한다. 둘이어도 좋고 혼자 걸으면 더 좋은 길이다.

 

1코스는 시흥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조금 올라가면 시작점이 나온다. 완연한 봄날의 아침이다.

 

올레길이 시작되는 곳에 안내소가 있다.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지 무지 하기 싫은 것처럼 보이는 아줌마가 앉아 있었다.

 

 

이미 봄이 시작된 제주의 들녁은 평화롭기 그지 없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에 날씨 또한 걷기에 딱 좋은 날이다.

 

 

말미오름에서 바라 본 성산포 풍경이 아스리히 펼쳐진다. 

 

 

땅이 귀한 제주에도 망자는 예우를 받는다. 죽어 누운 자리가 명당이다. 보기만 해도 아늑하다.

 

 

 

알오름에서 바라 본 성산항 풍경이 너무 평화롭다. 바람이 다소 세게 불었으나 날씨가 쾌청해서 날아 갈 듯한 기분이다.

 

이곳이 옛날에는 마을 공동묘지였다고 한다. 밭 사이사이에 여러 묘지가 흩어져 있었다.

 

 

 

알오름에서 내려와 종달리에 도착한다. 올레길을 벗어나 잠시 골목길을 걷는데 꽤 넓은 마을이었다.

 

종달리는 참 이름이 예쁜 마을이다. 골목길 또한 예뻤다.

 

 

 

 

 

 

마을 입구에 수호수가 있었다. 예전에는 각 마을마다 이런 나무가 있었고 가끔 제물을 놓고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종달리는 조용히 걷기에 좋은 마을이었다. 딱히 올레길이 아니어도 골목길만 걸어도 걷는 맛이 나는 마을이다.

 

 

종달리를 벗어나 성산항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들녘에는 봄이 마중을 나와 반긴다.

 

 

종달리에서 성산항으로 가는 길은 자동차 도로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말끔하고 평탄하다. 군데군데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조성 되었다. 체력이 약한 사람도 쉬엄쉬엄 걸을 수 있겠다.

 

 

 

성산항을 지나 광치기 해변까지 걷는 동안 만난 풍경들이다. 군데군데 박힌 카페에서 이런 풍경을 감상해도 좋겠다.

 

 

돈을 내시오. 유채꽃이 지천으로 핀 제주지만 이 유채밭을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광치기 해변에 있는 4.3 유적지다. 이 해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드디어 1코스 종점인 광치기 해변이다. 길게 뻗은 모래 해변에는 조랑말 타는 곳이 있어서 연인들이 추억을 쌓느라 바쁘다.

 

1코스는 성산 일출봉과 연계해 걸어 볼 수 있는 길이다. 4시간 정도, 해찰 부리며 걸어도 5시간이면 충분하다. 코스도 짧고 볼거리가 많아 걷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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