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무덤은 없다 - 우대식
숲속, 더 높이 산정 어디에서도
바람에 쓸린 뼈 한 조각 찾을 수 없다
세 들어 살던 하늘 한 조각 비워 두었을 뿐
이 지상에서 꿈꾸지 않았으므로
아프지 않은 죽음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바람보다 몸이 가벼워질 때
깊은 침묵으로 서서히
지워질 뿐
쓸쓸한 추락으로 땅 위에 몸을
박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산에서 내려와
火田으로 땅을 갈며 또 다시 그 위에
무덤을 만들지만,
새들의 무덤은 없다
*시집, 늙은 의자에 앉아 바다를 보다, 천년의시작
모래 위의 무덤 - 우대식
月谷을 떠다니는 우주의 미아처럼
둥둥 모래 위를 걷는 낙타와 사람 몇
그 곁에 코끼리가 죽었다
빙하기를 건너온 한 유전자가
한 번도 자신의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지구 위에 쿵,
눕는다
마지막 눈물이 코를 타고 흐르지만
코의 주름에 담긴 눈물은 영원히 지상에
닿지 않는다
겁에 질린 누우 떼와 함께
지구 밖을 달려 어느 별을
무덤으로 만들고 싶다
뼈의 행로를 여행하고 싶다
지구는 믿을 것이 못 된다
*自序
백석의 시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을 읽는다. 눈맞고 서 있을 정갈한 갈매나무를 나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나타샤는 끝내 퍼붓는 눈 속에서 돌아오지 않았고 당나귀는 술에 취해 늙어갔다. 당나귀 등짝같이 부드럽고 즐거운 시간은 다 지나갔다.
시는 내게 음울한 낡은 집이며 동시에 숨은 神이다. 내 묘미명을 미리 써 놓는다.
"숨은 神을 찾다 죽다"
이 시집을 오랜 연장이 담긴 아버지의 가방에 꽂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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