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수백억 광년 후 이별 - 김익진

마루안 2018. 6. 29. 22:18

 

 

수백억 광년 후 이별 - 김익진

 

 

우리가 이별하는 모습이

가까운 이웃별에 전해질 때는

광휘로 수십 년 수백 년

 

그 이별하는 모습이

먼 별까지 알려질 때면

수천 년 수만 년

 

이별하는 아픔이

아주 먼 별까지 알려져

이 우주에 소문이 나기까지는

수십억 광년 수백억 광년

 

아무리 애를 써도

수백억 광년은 지나야

끝나는 이 사랑

 

우주 끝자락엔

오늘도 또 다른 별이 탄생한다

 

수백억 광년 후 이별

 

 

*광휘: 빛 속도

 

 

 

 

 

 

수백억 광년의 사랑 - 김익진

 

 

태양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시간은 8분

 

우리가 보는 태양은 8분 전의 모습이다

 

우주에서 보이는 것은

그 순간에 일어난 일들이 아닌 것이다

 

수십억 광년 떨어진 은하계는 수십억 광년 전의 빛

 

세상 밖, 수백억 광년 은하계에서는

수백억 광년 후에나 볼 수 있는 지구

 

서로 만지고, 째려보고, 뜯고 싸우며

난감하게 사랑하는 두 지구인

 

그들의 사랑이 아무리 사소해도

 

광선이 닿지 않은 곳, 공간 밖 공간까지

시간이 닿지 않은 곳, 시간 밖 시간까지

 

수백억 광년의 사랑

 

 

*시집, 회전하는 직선, 조선문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