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광년 후 이별 - 김익진
우리가 이별하는 모습이
가까운 이웃별에 전해질 때는
광휘로 수십 년 수백 년
그 이별하는 모습이
먼 별까지 알려질 때면
수천 년 수만 년
이별하는 아픔이
아주 먼 별까지 알려져
이 우주에 소문이 나기까지는
수십억 광년 수백억 광년
아무리 애를 써도
수백억 광년은 지나야
끝나는 이 사랑
우주 끝자락엔
오늘도 또 다른 별이 탄생한다
수백억 광년 후 이별
*광휘: 빛 속도
수백억 광년의 사랑 - 김익진
태양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시간은 8분
우리가 보는 태양은 8분 전의 모습이다
우주에서 보이는 것은
그 순간에 일어난 일들이 아닌 것이다
수십억 광년 떨어진 은하계는 수십억 광년 전의 빛
세상 밖, 수백억 광년 은하계에서는
수백억 광년 후에나 볼 수 있는 지구
서로 만지고, 째려보고, 뜯고 싸우며
난감하게 사랑하는 두 지구인
그들의 사랑이 아무리 사소해도
광선이 닿지 않은 곳, 공간 밖 공간까지
시간이 닿지 않은 곳, 시간 밖 시간까지
수백억 광년의 사랑
*시집, 회전하는 직선, 조선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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