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너의 향기를 어찌 견디겠니 - 고재종

마루안 2018. 6. 7. 21:12



너의 향기를 어찌 견디겠니 - 고재종



비 젖으면 딱딱하게 굳는 질 낮은 구두처럼
일하고 사랑하는 일
악성의 하품일 때


문득 장미 한 다발을 들고 와서는


장미 그걸로
장미 가시, 장미 꽃잎 그걸로 나를 마구 문신해 대는


너의 눈빛을 어찌 견디겠니



*고재종 시집, 꽃의 권력, 문학수첩








꽃 피는 지옥 - 고재종



바람 분다, 바람이 분다
쟌느 뒤발도 없이 가는
봄날의 꽃빛을 누가 견디겠느냐
너는 지옥이었다고
꽃 피는 지옥이었다고 말하려다가
우두망찰, 먼 데를 당겨 놓고
막 까지기 시작하는 동백꽃처럼
되우 간절해지는 마음이다


악마적 열정과 소름 끼치는 권능의
사랑 감옥에 갇힌 죄수에게
질 나쁜 연애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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