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솔직한 식품 - 이한승

마루안 2018. 2. 24. 19:37

 

 

 

아주 유용한 책 하나를 만났다. <솔직한 식품>은 매일 먹는 식품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지적해 주는 책이다. 일방적인 강요도 없다. 자신이 연구한 분야에 대한 애정과 좀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저자의 열정이 느껴진다.

마치 시장통 약장수처럼 책을 팔기 위한 장삿속으로 쓴 책이 많은데 이런 책이라면 많이 팔려서 독자는 올바른 정보를 얻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니겠는가. 함량 미달의 책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이렇게 속이 알찬 책은 소중한 자산이다.

저자는 많이 알려진 사람은 아니다. 지방의 한 대학에서 후학과 연구를 하는 교수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아주 쉽게 저술한 역작을 남겼다. 큰 소리 내지 않고 조근조근 써내려간 식품 상식을 읽으며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몸에 좋다 알고 있던 식품 상식을 정확하게 짚어 주는 대목이 참 많다. 자고로 글 쓰는 사람의 태도는 이래야 하는 법, 좆도 모르면서 종편의 아침 방송에 나와 대중을 기만하고 허풍만 떠는 쇼닥터들과는 수준이 다르다.

한때는 사카린과 MSG가 마치 몸에 해로운 첨가물로 알려진 때가 있었다. 지금은 누명을 벗었지만 그때의 낙인으로 여전히 대중들은 미심쩍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사카린도 MSG도 한 바가지를 퍼 마시지 않은 이상 몸에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

외식할 때 음식에  MSG가 들어가는 걸 그렇게 경계하면서 들이키는 레드 와인에는 항산화 물질이 들어있다며 우아를 떠는 사람이 많다. 얼마전 어떤 대학 교수도 강의에서 레드 와인을 매 끼 마신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 와인에 들어있는 항산화 물질은 와인을 열 병 이상 마셔야 한단다.

한꺼번에 와인 열병을 마셨다간 항암 작용은 커녕 먼저 간경화로 죽을 것이다. MSG를 한 바가지 퍼먹는 사람 없듯이 와인을 한 자리에서 열 병 마시는 사람도 없다. 이 말인즉 무엇이든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술에는 발암 물질이 들어 있다. 와인에도 마찬가지다. 술도 적당히 마시면 몸에 좋다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다. 그렇다고 술을 안 마시면 암에 안 걸리는 것도 아니고 술 마신다고 암에 걸리는 것도 아니다. 그냥 적당히 즐겁게 마시라는 얘기다. 모든 식품에는 발암 물질과 항암 물질이 다 들어 있음도 알려준다.

저자는 우리 김치나 된장 등 전통 음식이 발효 식품이란 이유로 무조건 건강 식품으로 여기는 것도 경계하라고 한다. 나는 전적으로 동의를 했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 알아야 약이 된다는 걸 깨우쳐준다.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