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슬픈 유산 - 윤향기

마루안 2018. 2. 14. 21:13



슬픈 유산 - 윤향기



가을이 무거운 잎새
바람이 불어올 때
바람으로 날리고
슬펐을 때 세상살이
이야기도 날리고
하나둘 서둘러
저만치 가서야
노을빛 물든 손을 흔들다
흔들다 지치면
더욱 붉어져
되돌아 떠나가는 이 시절의
감나무가지 끝
덩그러니 빈자리
어쩌자고
얼매 하나 가을 한 잎 남겨두고서.



*시집, 굴참나무 숲과 딱따구리, 혜화당








사람과 사람 사이 - 윤향기



그것은 알 수 없는 공허감
그대의 눈과 마음은 하나의 수수께끼
하늘이 열린 이래 그대가 걸어온 자욱은
험란한 파도에 할퀸 갯벌이다.
서럽도록 푸르른 그대의 모습에
나의 넋이 오열하면
자기를 잊은 채 물거품 된다.
하늘을 등진 모습으로
이땅에 서 있는 그대는 바로



*시집, 그리움을 끌고 가는 수레, 시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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