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암자 가던 길 - 남덕현
달빛은 밝아도 온기가 없어
환한 눈길 위 비석 그림자
서늘한 이정표
여기가 중간 어디쯤이랴
개 짖는 소리 밑에서 올라오고
새벽 향내음 아래로 내려간다
산밭 무 뽑은 자리
어둠이 움푹 더 짙다
뭉클하여라
운명이 사물처럼 보이는 밤
*시집/ 유랑/ 노마드북스
유랑 - 남덕현
어둠 속으로 길이 길을 접으면
외길에서도 나는
길을 잃어
힘없는 별빛이나 기다렸다가
무릎이 쓸쓸히 다 울 때까지
마저 떠돌아야지
# 남덕현은 1966년 대전 출생으로 대전 보문고 및 서강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산문집 <충청도의 힘>, <슬픔을 권함>이 있고 <유랑>이 첫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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