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나는 부활을 꿈꾼다 - 이완근

마루안 2018. 1. 18. 21:10



나는 부활을 꿈꾼다 - 이완근



늦은 시간,
늦은 나이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왜 나는 사는 걸까?
지금 이 시간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어떤 표시가 날까


기부금을 주는 고아원도 없고
라면 한 박스 사다주는 양로원도 없다
고향을 떠나는 친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는 더욱 없다


내가 이 세상에 없다면
누가 나를 아쉬워할까
살아온 날의 흔적이
살아갈 날의 희망이 될까


늦은 나이
늦은 시간에
나는 부활을 꿈꾼다



*시집, 불량아들, 문학의전당








없는 그리움 - 이완근



그리움은
시도 때도 없이 온다


빗방울 속에
방울방울 매달려 오고


울긋불긋
단풍 속에 스며 오고


휘몰아치는 눈송이 속에
벙그는 꽃봉오리 속에
환절기 기침소리에도 있다


일 년을 참고
12월을 넘어
새해 아침에도 어김없이
없는 너


그리움은
새해 첫날에도 온다





# 이완근 시인은 전북 완주 출생으로 한양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2012년 <문학광장>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현재 월간 <뷰티라이프> 편지국장으로 있다. <불량아들>이 첫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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