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좋은 책 하나를 읽었다. 기대를 갖고 읽었어도 별로 감동이 없는 책들이 많은 세상에서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특히 마흔 이후의 중년들은 깊이 공감할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는 것은 다 안다. 그럼에도 죽음은 누구나 피하고 싶다.
<죽음 연습>이라는 어두운(?) 제목과는 달리 죽음에 대한 깊이 있고 논리적인 글이 술술 읽힌다. 철학자의 글이 대부분 어려운데 이 책은 쉽다. 많이 배워 책 쓰는 자들의 특징이기도 한 저자의 입장이 아닌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썼기 때문일 것이다.
잘 늙고 잘 죽는 것을 넘어 잘 사는 것에 대한 사색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을 읽고 나면 잘 살고 싶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된다. 왜 모든 것이 말은 쉬운데 행동은 어려운 것일까. 잘 죽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도 실천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죽음이라는 주제와 관련된 책을 읽고 인용하면서 독자들에게 연관 도서를 소개한다. 그가 언급한 책은 안 읽은 책이 대부분이라 다음 독서를 숙제로 받은 셈이다. 꼭 직접 가르침을 받아야만 스승인가. 이렇게 책으로 영향을 주는 스승도 있다. 스승 하나가 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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