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광주항쟁을 배경으로 사건이 있는 곳은 어디든 가는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손님이 가자면 어디든 가는 택시운전사 <김만섭>의 이야기다. 서울에서 딸을 홀로 키우며 가난하지만 소박하게 사는 택시운전사 만섭이 어느 날 광주로 가는 장거리 손님을 태운다.
태워다 주기만 하면 큰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갔는데 광주는 이미 군대가 주둔해 있다. 시위대를 무차별 진압하고 민간인까지 가리지 않고 죽이는 실태를 보고 도망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외국인 기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를 고집한다.
의협심이고 뭐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딸을 생각하며 광주를 빠져나오던 만섭은 다시 광주로 차를 돌린다. 취재를 돕고 광주 사람들의 소박한 인심을 경험한 만섭은 혼란의 도시 광주에서 잠시 사람 냄새를 맡는다.
만섭은 무사히 외국인 기자를 데리고 그곳을 빠져 나올 수 있을까. 영화는 장훈 감독의 대표작으로 자리 매김했다. 영화가 감독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인데 이 영화는 천만 영화란 타이틀과 대배우 송강호의 위세에 감독이 가려져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장훈 감독은 예술영화를 많이 찍은 김기덕 감독 밑에서 연출부와 조감독을 지냈다. 그렇게 쌓은 연출 재능을 이 영화에 맘껏 펼쳤다고 볼 수 있다. 훗날까지 한국 영화사의 대표작으로 기록될 것이다. 서사성, 시대성, 예술성 등 삼박자를 갖춘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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