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줄 映

노무현입니다 - 이창재

마루안 2017. 7. 2. 16:07

 

 

 

정치인 노무현의 인간적인 모습을 날것 그대로 담고 있는 영화다. 영화는 종로 지역구 국회의원을 버리고 지역 구도를 깨겠다는 신념으로 부산으로 내려가는 데부터 시작한다. 종로에서 다시 출마하면 당선은 따논 당상인데 꿀밭을 버리고 가시밭길로 간 것이다.

 

이때부터 바보 노무현이라는 호칭이 시작된다. 그의 뚝심과 진정성을 사랑하는 사람도 생긴다. 떡고물 바라고 돕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에서 그를 지지하는 모임 노사모의 시작이다. 2002년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이 시작된다.

 

영화는 시종 노무현 정치 활동 당시의 오래된 자료 영상과 교차해서 여러 사람의 회고담 인터뷰가 나온다. 유시민, 강원국, 이광재, 조기숙, 최영 등 노대통령 측근이었던 사람들이다. 특히 노무현 변호사 시절부터 감시를 했던 국정원 요원 이화춘 씨의 인터뷰가 인상적이다.

 

요주의 인물과 감시 요원으로 만났지만 그는 노대통령을 회고하며 눈물 짓는다. 노무현을 얘기하다 울컥 하는 장면은 다른 인터뷰어들도 마찬가지다. 나도 여러 장면에서 코끝이 찡하면서 눈물을 참아야 했다. 인간적인 노무현을 보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인터뷰어로 나온다. 상복은 입고 노대통령의 유서를 읽는 장면이다. 유서를 쓰기까지 우리는 너무 그를 외롭게 했다는 애통함을 전한다. 영화의 많은 부분은 2002년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을 보여준다. 

 

당시 나는 지금처럼 정치적이지 않아 조선일보를 구독하던 시절이었다. 내가 정치적으로 변한 건 노무현 탄핵 논란 때부터다. 그때는 무덤덤하게 지나갔는데 이 영화에서 이인제와 노무현의 밀고 밀리는 경선 과정이 스포츠처럼 흥미진진했다.

 

그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보수언론과 기득권 층은 노무현을 무시했다. 그 반발로 나는 더욱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이 되었다. 흙수저 출신의 고졸 대통령을 가진 것이 부끄럽다는 사람도 있었다. 다양성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것이야 말로 진짜 적폐다.

 

없는 사람을 마냥 그리워만 할 수는 없다. 사람이 먼저라는 그의 정신을 잊지 않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늘 각성하며 깨어 있을 것, 그의 묘비석에 새겨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문구를 내 가슴에 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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