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중년의 꽃잎 - 전윤호

마루안 2017. 4. 10. 18:52



중년의 꽃잎 - 전윤호



낡은 차가 자꾸 말썽이다
시동이 걸리지 않아
뚜껑을 열었더니
부르르 떠는 엔진 위에
꽃이 떨어져 있었다
바짝 마른 하얀 꽃 한 송이가
나사와 나사 사이에 걸려 있었다
몇 번 응급실에 실려 갔던 나도
심장에 꽃잎이 들어갔던 걸까
찻값보다 수리비가 더 나오겠네요
이참에 바꾸세요
수리가 끝나면
칡꽃이나 보러
고향에 다녀와야겠다



*시집, 천사들의 나라, 파란출판








봄 - 전윤호



개를 안고
꽃을 보니
겨울이 떠났다


그릇을 굽고
지붕을 고치니
조금만 더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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