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꽃잎 - 전윤호
낡은 차가 자꾸 말썽이다
시동이 걸리지 않아
뚜껑을 열었더니
부르르 떠는 엔진 위에
꽃이 떨어져 있었다
바짝 마른 하얀 꽃 한 송이가
나사와 나사 사이에 걸려 있었다
몇 번 응급실에 실려 갔던 나도
심장에 꽃잎이 들어갔던 걸까
찻값보다 수리비가 더 나오겠네요
이참에 바꾸세요
수리가 끝나면
칡꽃이나 보러
고향에 다녀와야겠다
*시집, 천사들의 나라, 파란출판
봄 - 전윤호
개를 안고
꽃을 보니
겨울이 떠났다
그릇을 굽고
지붕을 고치니
조금만 더 살고 싶다
'한줄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사꽃 화전(花煎) - 김명리 (0) | 2017.04.12 |
---|---|
벚꽃 개화 예상도를 보며 - 손택수 (0) | 2017.04.11 |
복사꽃잎 아래 - 손수진 (0) | 2017.04.10 |
복사꽃 그녀 - 손진은 (0) | 2017.04.10 |
옛날 사람 - 곽효환 (0) | 2017.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