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줄 冊

우주 다큐 - 메리 로치

마루안 2014. 11. 29. 20:26

 

 

 

어떤 계기였는지 몰라도 우주인의 성생활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어쩌면 20대에 읽었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을 때부터였는지도 모른다. 달나라에 갔던 우주인은 무얼 먹으며 우주선에 화장실이 있는 건가.

비행기에도 화장실이 있으니 당연 있겠지 했는데 우주선은 아니다. 그들도 사람인데 먹고 싸야 할 거 아닌가.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이기에 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지만 그들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다. 그렇다면 6개월 동안 우주정거장에 있는 사람은?

먹고 자는 것은 그런대로 해결한다 치자. 성욕은 어떻게 할까. 이 철없는 호기심이 이 책을 읽게 했다. 이 책을 쓴 <메리 로치>는 여성 작가다. 그것도 과학 분야 전문 작가. 어쩌면 이 사람도 나처럼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달나라 다녀왔다고 우주 개척이 끝난 건 아니다. 우주정거장에는 언제나 몇 명의 우주인이 상주하고 있고 화성 여행도 현실화 될 날이 멀지 않았다. 그녀는 여러 나라의 항공 우주국에서 실험하고 있는 우주 체험 현장을 답사했다.

그리고 우주인들이나 NASA가 숨기고 싶어하는 잔잔한 뒷 이야기를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다. 중력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 우주인은 생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나라에서 이 무중력 상태에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를 연구한다.

멀미를 해서 토했을 경우, 소변이나 대변이 마려울 때, 방귀를 끼었을 때 등, 지상에서는 금방 해결이 가능한 것인데도 우주에서는 해결 문제가 큰 일이다. 이 책에서 다룬 것 하나만 언급해 보자. 우주인도 먹어야 하기에 대변이 나온다.

지상에서야 변기에 앉았다 용변 후에 물만 내리면 끝이지만 우주에서는 보통 큰 일이 아니다. 용변 후에 가스로 인한 팽창을 방지하기 위해 대변을 봉지에 담아 지정된 약품을 넣고 손으로 주물주물 섞어 주어야 한단다. 많은 우주인들이 질겁을 했다지만 어쩔 수 없다.

우주 생활도 조금씩 개선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난감한 경우가 많다. 우주인들이나 우주과학자들이 언급하기 꺼리는 이유가 다 있는 것이다. 민망하지만 꼭 거쳐야 할 우주인의 일상이 아주 흥미로웠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한 줄 평은 우주인도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