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行

순천 선암사

마루안 2013. 5. 4. 19:32

 

 

송광사를 거쳐 조계산 등산에 나섰다. 해찰을 부리며 쉬엄쉬엄 걸어도 3시간  안 걸려 선암사에 도착할 수 있다. 산이 그리 험하지 않아 쉬운 등산길 정도의 난이도다. 주변에 빼어난 풍광은 없다. 그저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며 조용히 사색하면서 걷기에 좋은 깊은 숲길이다. 봄날 연둣빛에 온전히 물든 날이었다.

 

모처럼 등산객 없는 봄날의 고요를 맛본다. 이런 길을 혼자 사색하며 걷는 호사는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그 어떤 이정표보다 정감이 가는 푯말이다.

 

선암사에 가까워지는 곳에 등산객을 상대로 국밥을 파는 식당이 있다. 산에서 국밥이라,, 배가 안 고픈 나는 그냥 패스,,

 

 

 

 

조계산을 내려 오니 곳곳에 꽃들이 피었다. 상여꽃 빛깔의 꽃들이 묘한 슬픔을 느끼게 한다.

 

예쁜 선암사 입구 길이다. 조금 올라가면 승선교가 보인다. 언제 봐도 계곡과 어울리는 멋진 다리다.

 

 

 

선암사에 들어선다. 선암사는 건물보다 주변 배경이 더 아름다운 절이다.

 

딱히 꽃을 보러 온 것은 아닌데,, 너무 처연하게 피어서 너무 화려해서 되레 슬프다.

 

 

 

 

 

 

 

꽃잎이 떨어진 연못에서 금붕어는 유유히 노닐고,,

 

 

꽃잎 휘날리는 왕벚나무 아래서 중년 부부가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갱년기 대처법에 대하여?

 

그 유명한 선암사 화장실에도 들어가 본다. 겉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내부는 많이 변했다. 나는 1980년대에 몇 번 왔는데 여기서 볼 일을 여러 번 봤다. 조계산 바람이 엉덩이를 살랑이던 시절이었다.

 

 

화사한 꽃잎이 지기 시작했다. 꽃이 지고 봄날도 가고,, 인생 일장춘몽이라더니 왜 이리 봄은 짦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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