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의 벚꽃은 피기 시작하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더불어 사람도 많아 내게는 별로 매력이 없는 도시다. 진해라는 도시가 사철 찾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벚꽃에서 벗어나야 한다.
4월 초 2주 정도 반짝 엄청난 인파가 몰리고는 끝이다. 우리나라 도시 중에 이렇게 극과 극을 달리는 도시가 또 있을까. 내가 진해를 간 것은 늘 벚꽃을 피해서였다. 나름 예술혼이 흐르는 한적함이 마음을 풍요롭게 했다. 벚꽃 시즌만 피한다면 말이다.
여러 번 진해를 갔지만 벚꽃 필 때는 처음이다. 엄청난 인파의 혼잡함에도 벚꽃은 어김 없이 그들을 위해 활짝 피었다. 꽃에겐 죄가 없다. 인파를 피해 가능한 조용한 곳을 걸었다. 봄바람이 옛 추억처럼 불어 온다. 바람이 조용히 속삭이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진해 뒷산을 올랐다. 진달래의 자태가 벚꽃 못지 않다. 산 이름을 까 먹었다.
저녁을 일찍 먹고 야경을 보러 나갔다. 엄청난 인파에 황홀한 풍경이 몸살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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