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通

아이웨이웨이 전시회 - 인간 미래

마루안 2022. 1. 20. 22:07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생기면서 전시회 나들이가 훨씬 수월해졌다. 동물원 가는 길 구석탱이에 숨어 있는 과천까지 가지 않고도 좋은 전시를 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복된 날들인가.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창궐하는 코로나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현대미술관에서 좋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중국의 건축가이자 설치미술가인 아이웨이웨이 전시다. 아이웨이웨이는 중국어로 艾未未(애미미)로 표기를 한다.

 

본명인지 예명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이름에는 "아직 결실을 맺지 않았다"는 의미심장한 뜻을 품고 있다. 이것은 내 해석이니 틀릴 수도 있다. 어쨌든 그의 전시회 제목이 <인간 미래>인 것과 연관 시키니 그럴 듯한 해석이라 생각한다.

 

"모든 것은 예술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정치다. 그리고 예술은 반드시 승리한다." 아이웨이웨이가 늘 내세우는 말이다. 그의 거침 없는 예술적 발언에 정치색이 담긴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1957년 베이징 출생으로 아버지는 시인이고 어머니는 소설가였다.

 

그를 반체제 인권운동가이자 전위 작가를 넘나드는 활동으로 독보적 경지에 이르게 한 것도 이것 때문이다. 현대미술관 서울관에도 그의 다양한 예술 장르를 감상할 수 있다. 조각에서 사진, 회화까지 그가 전방위적인 예술가임을 만끽할 수 있다.

 

특정 장소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어 세태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유명한 사진도 여럿 걸려 있다. 지하 천정에 걸려 있는 방대한 크기의 <옥의>는 이 전시회 설치 미술의 백미다. 인간의 욕망과 허무를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메시지가 강한 예술은 호불호를 유발하기 마련이다. 꼭 국적을 따져가며 감상할 필요는 없다. 행여 한국을 풍자한 작품이 있더라도 선입견 없이 감상할 수 있겠다. 이런 저런 생각과 함께 마음이 풍족해지는 전시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