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줄 哀

나의 불량 위생사

마루안 2019. 6. 11. 19:09

 

어릴 때 화장실이 없었다. 측간이나 변소라고 불렀다. 볼 일을 보고 손을 씻은 기억이 없다. 외출 후에 옷을 갈아 입은 적도 잠 잘 때도 외출복 그대로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아침이면 방바닥에 흙이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마루 위에다 가방을 내던지고 강아지와 놀았다. 친구들과 다마치기라는 것을 했다. 다마치기 후에 그 유리 구슬을 입에 넣기도 했고 동전을 입에 넣기도 했다.

 

껌은 며칠씩 씹었다. 밥을 먹을 때나 잠자리에 들 때는 벽에 붙여 놨다 다음날 떼내서 다시 씹었다. 때론 깜박 잊고 그냥 잤다가 머리에 껌이 달라 붙어 애를 먹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껌이 붙은 머리카락을 어머니가 가위로 잘랐다. 나의 위생사는 이렇다.

 

 

 

이미자 목, 이미자가 죽으면 일본에서 그녀의 목을 가져간다고 했다.

곡마단 소녀들에게는 뼈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매일 식초를 먹인다고 했다.

미원은 뱀가루로 만들었다.

김추자는 간첩, 춤을 추면서 손가락질로 신호를 보내다 들켰다.

나중에는 군대에서 건빵에는 정력 감퇴제가 들었다고 했다. 그래도 맛있었다. 없어서 못 먹었다.

 

 

 

불효소송

 

미리 자식들에게 재산을 물려준 부모가 자식들을 상대로 물려준 재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이다.

그전에는 자주 부모를 찾아왔던 자식들이 재산을 받자 태도가 변했다. 부모에게 소홀하다. 부모는 서운하다 못해 괘씸하다.

일찍 혼자 된 어머니는 아버지가 생전에 진 빚을 갚기 위해 허리가 휘었다.

미처 빚을 갚지 못하자 집안의 농기구나 살림살이도 가져가고 심지어 부엌에 걸린 가마솥을 떼어갔더란다.

유산을 바라지 않으니 제발 빚은 남기지 마시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