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비가 엄청 내린 날 저녁에 돌아오니 빗물이 방으로 들이닥쳐 창문 아래 벽지가 흠뻑 젖었다.
늘 외출 전에 창문을 단속한다는 게 깜박했다.
두 개의 창문을 3 센티 정도만 열어 놓고 나가는데 활짝 열린 창문에 장대비가 들이친 것이다.
요즘 비가 이렇게 요란하다. 물폭탄을 퍼붓듯이 내린다.
도배를 했다. 가능한 있는 대로 살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했다.
도배를 하고 나니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신문으로 도배를 하기도 했다. 한문이 많아서 다 읽지는 못해도 활자와의 친분은 그때 쌓았다.
심심할 때 벽지에 실린 기사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파리똥이 까맣게 내려 앉은 천장 벽지에 매주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초겨울쯤으로 기억한다.
가난은 곳곳에 스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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