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景

이화동 주민의 절규

마루안 2018. 9. 3. 22:01

 

 

대학로에 갔다가 부근에 있는 이화동을 갔다. 흔히 벽화마을로 불리는 곳이다. 오래전에 삼선교에 친구가 살았는데 가끔 친구 집에서 잘 때가 있었다. 일요일 아침이면 낙산을 오르기도 했는데 지금은 낙산공원이 많이 정비가 되었지만 당시는 무척 허름한 성곽이었다.

 

삼선교에서 성곽을 넘어 혜화동으로 내려 갈 때 이화동을 거쳤는데 서민들이 사는 달동네였다. 그 이화동이 느닷없이 관광 붐으로 유명세를 탔다. 문제는 원주민은 찬밥이고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주인 행세를 하는 것이다. 

 

돈 되는 일에 선한 규칙이 있을까. 장사하기 좋은 곳만을 사들인 외부인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다. 토박이 주민은 몰려드는 관광객들의 구경거리로 전락했다. 떠들썩 몰려다니며 불쑥 집안을 들여다보고 사진을 찍고 사생활은 아무 보호를 받지 못한다.

 

참다 못해 주민들이 민원을 넣었으나 쇠 귀에 경 읽기다. 골목을 막을 수 없으니 구호로 맞섰다. 단순한 호소가 아니라 완전 절규다. 얼마나 시달렸으면 이럴까, 몇 군데 걷는데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없다지만 이런 구호에 귀 기울일 필요는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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