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 박진광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 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나이 먹으면서 감성도 유치하게 변하는가. 예전엔 안 그랬는데 이 시기쯤에 봄날은 간다를 들으면 눈물이 나려고 한다. 오십대가 되면서 생긴 일이다. 허겁지겁 사느라 꽃구경 할 겨를도 없이 빠르게 흘러왔는데 이제 꽃구경 좀 하려고 하니 봄이 더욱 빨리 지나간다. 노래를 듣다가 울컥 했다. 울컥 해도 좋다. 올해도 봄날은 그냥 간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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