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 임희숙
너를 보내는 들판엔 마른 바람이 슬프고
내가 돌아선 하늘엔 살빛 낮달이 슬퍼라
오래도록 잊었던 눈물이 솟고 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
가거라 사람아 세월을 따라 모두가 걸어 가는 쓸쓸한 그 길로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외로움 견디며 살까
이젠 그 누가 있어 이 가슴 지키며 살까
아 저 하늘의 구름이나 될까 너 있는 그 먼 땅을 찾아 나설까
사람아 사람아 내 하나의 사람아 이 늦은 참회를 너는 아는지
#이 노래를 알게 된 건 이렇다. 아주 오래전 일이다. 출근 길이 즐겁다기보다 쓸쓸했던 시절이 있었다. 누구는 아침 출근길에 활력이 넘친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지하철로 매일 한강 다리를 건널 때는 우울했고 다시 한강 다리를 건넌 퇴근길은 고단함에 눈꺼풀이 무거웠다.
그래도 꽤 오래 다녔다. 유일한 위안은 일주일에 한 번 직장 동료들 전원이 회식 후에 노래방을 가는 거였다. 호감을 갖고 있던 어떤 여인 이 노래를 불렀다. 모두 자기 차례에 부를 노래 고르느라 노래책에 코를 박고 있는 틈에 나는 그가 부르는 이 노래 가사를 유심히 새겼다.
이렇게 서정적인 노래가 있었구나. 유행가 가사가 이리 시적일 수 있구나. 다음날 음반점에서 이 노래가 든 카세트 테잎을 사서 며칠 반복해서 들었다. 백창우 작사 작곡으로 임희숙이 부른 대표곡이다. 추억은 세월 따라 까막득하게 멀어졌지만 여전히 좋은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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