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줄 音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마루안 2015. 11. 9. 01:19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누구나 사는 동안에 한 번 

잊지 못할 사람을 만나고
잊지 못할 이별도 하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가지
사람을 사랑한다는 그 일

참 쓸쓸한 일인 것 같아

 

 

 

# 양희은의 이 노래가 요즘 부쩍 달라 붙는다. 최근에 한밤중 깨어 뒤척이는 일이 잦아졌다. 올해 들어서 생긴 일이다. 베개가 머리에 닿기만 하면 나무토막처럼 금새 잠이 들었는데 난생 처음 이런 일을 겪는다.

 

에전에 잠이 안 온다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되레 비웃던 시절이 있었다. "잠이 안 와? 호강에 겨운 소리 하고 있네. 피곤해 봐라. 잠이 안 오나."

 

피곤은 천리길 걸은 것처럼 파김치가 되었는데도 잠이 안 올 때가 있다. 떠나간 사랑 때문은 아니다. 다행이다. 스트레스가 가장 크다. 직장에 미운 사람 하나가 새로 들어왔다.

 

가슴에 미운 사람을 담지 않으려 애를 쓰지만 이럴 땐 직장 생활이라는 게 어렵다. 중년에 들어선 지금도 아직 어른이 덜 된 것인가. 쓸쓸한 노래를 듣는다. 잘 숙성된 양희은의 목소리가 참 좋다. 가을이 저만치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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