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좀 떨어져 있는 편, 가을은 - 황학주

마루안 2018. 11. 2. 22:15



좀 떨어져 있는 편, 가을은 - 황학주



상을 받아두고
마루 끝에 앉는다


가지 끝에
얼룩 송송 난


곱다래진 떡갈나무 잎
그러한 빛에 앉았다 가라는 것 같이


물든다 가을은


오래된 집을 나온
마음의
휘청, 하는 마음에
살고 있는 듯


떡갈나무 잎 하나
마루 끝에 내려앉는다


괜히 슬픈 거완 거리가 다르다
좀 떨어져 있는 편이다
가을은



*시집, 某月某日의 별자리, 지혜








홀림, 11월 - 황학주



낙엽 태우는 연기는
매운 눈으로 본 것을 모두 데리고
허공으로 조용히 사라진다


건너편에 섭섭해 하는 나무가 서 있는 11월
사랑은 사랑과의 일일 뿐이라는 듯
내 사랑은 내 사랑과의 일일 뿐이라는 듯
나뭇잎들은 약간 말리며 발그레해서
나비꼴이다


사랑한대로
새잎 나면 새잎에 기대어
상처 나면 상처가 주는 사랑의 신분대로
살려고도 했던


낙엽지고 독풀 마르는 11월
어쩌면 이렇게 당신 말고는 관련된 것이 없는 채
떠날 수 있는 이런 몸이 다 있지?






# 가을은 아프다. 다시 올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날 채비를 하면서,, 가을엔 아프다. 떠나간 옛 사랑을 잊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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