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에 대하여 - 복효근
사리 몇 과로 생을 간추리는
선승처럼은 못하더라도
가죽 한 장으로 피비린 생애를 생략해버리는
호랑이처럼은 아니더라도
짧아서 좋은 것은 시어머니 잔소리만이 아니다
*시집, 꽃 아닌 것 없다, 천년의시작
개장수가 다녀가다 - 복효근
개 팔어요, 개 삽니다.
큰 개, 작은 개 삽니다.
개 팔어요, 개~애 하면서 개장수 차가 지나간다
개장수는 차 속도를 줄이더니
가만히 서 있는 나를 위아래로 한참이나 훑어보고 간다
# 이번 시집에 실린 복효근 시인의 시가 많이 짧아졌다. 어디선가 짧은 시가 더 쓰기 힘들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싯구 하나 하나에 말하고자는 것을 함축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백까지 영롱하게 빛나는 짧은 시가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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