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 오인태
하필 이 저물녘
긴 그림자를 끌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한 그루 나무처럼
우두커니 서서
사람을 그리워하다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
홀로 선 나무처럼
고독한 일이다
제 그림자만 마냥
우두커니 내려다보고 있는
나무처럼 참 쓸쓸한 일이다
*오인태 시집, 등 뒤의 사랑, 뜨란
사십대에 내리는 눈 - 오인태
저게 다 쌀이라면 좋겠다
싶었던 때가 있었어요
저들이 모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선
군중들이라면 얼마나 든든하랴
싶었던 때도 있었지요
지금은 무슨 생각을 하느냐구요?
깃털처럼 가벼운 몸짓으로도
참 푸근하게 덮어와
세상의 위안이 되는
저 눈송이처럼
사람들의 가슴 속에
알 듯 모를 듯 잠시 내려 앉았다가
소리 없이 녹아지는
그런 생애이면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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