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詩

별처럼 빛나는 인생 - 이진우

마루안 2018. 12. 1. 21:27



별처럼 빛나는 인생 - 이진우



깊은 밤,
카시오페이아를 찾아 논둑을 거닐다가
별똥별을 보았다


저 별이 떨어지면 한 생명이 태어나는가
아니면 한 생명이 져서
별이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인가


은하에 천억 개의 별이 빛나고
온 우주에 은하가 천억 개 있다니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다는 말,
틀리지 않나 보다


그 많은 사람들이
별에서 와서
빛나는 마음에 별 하나씩 품고 살다가
별로 돌아가는 게 인생이라면
근사하지 않은가


살아도 별,
죽어도 별이라면
행복하지 않은가



*시집, 보통 씨의 특권, 문학의전당








애피큐로스 행복론 - 이진우



삶 뒤의 죽음을 알 수 없으니
모르는 죽음을 두려워 말아요
모르기는 삶도 마찬가지
삶을 두려워 말아요
어차피 삶은 공평하게 한 번뿐
행복하세요
행복만 하기에도 삶은 짧아요


큰 집이 행복을 줄 거 같죠
혼자인 집은 커질수록 외로움도 더해요
안정된 직장이 행복을 주나요
안정감이 커질수록 자유는 줄어요
큰 집, 안정된 직장을 가져야 따르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당신의 돈과 지위를 좋아할 뿐이죠


좋아하는 사람과 자유와 생각을 남의 손에 맡긴 채
행복하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죠
돈은 먹고 살 만큼만 있으면 돼요
그만큼의 자유는 지불해야겠지만
나머지 자유는 꼭 움켜쥔 채
곁에 있는 사람과
가까이 있는 행복과
보이지 않는 불행에 대해
늘 생각해요
그래야 흔들리지 않아요


생각하다 막히면
자유를 느끼고
자유가 지겨우면
옆 사람 손을 잡아요
그래도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을 잠시 잊고
불행해 보세요
남이 말하는 행복,
남들의 행복을 가지지 못하는 고통은
어차피 내 것이 아니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을 거예요


좀 모자라게
좀 겸손하게
좀 자유롭게
좀 더 생각해보면
행복은 불행의 짝이 아니죠
남의 것인 불행은 떨쳐버리고
늘 행복하게 지내봐요, 우리